북한 사람 북한 이야기

북한 사람도 세종대왕의 후손입니다.

차라의 숲 2011. 9. 16. 07:51

 

"나라의 근본은 백성이요,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

 

광화문 광장에 갔더니 눈에 끄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바로 세종대왕께서 말씀하셨던 내용이죠.

 

세종대왕 시기를 태평성대라고 말하지만,

당신이 살았을 당시엔

"임금 때문에 살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기근과 왜구의 약탈, 여진족의 잦은 침입, 명나라의 과도한 상납 요구 등으로

각종 국내외 우환에 시달렸습니다.

 

계속되는 국난 속에서도,

세종께서는 백성을 평안케 한다는 목표 하나를 굳건히 세우고,

모든 일들을 사리에 맞게 처리해가셨습니다.

 

그 분의 치세를 공부하면 할수록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그래서일까요?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세종대왕상이 그렇게 우러러 보일 수가 없습니다.

 

 

 

매일 광화문에 나가는 유애경님도

저와 비슷했나봅니다.

 

다음은 둘째날 소감입니다.

 

 

9월14(수) 기도 둘째날

 

오늘도 어김없이 세종대왕님은 우리를 반긴다.

혼천의, 측우기, 해시계를 지나 훈민정음 비석 앞에 선다. 

"나랏말씀이 중국과 달라..."

고마운 마음이 전해져 온다.

 

비석위에 플랭카드, 좋은벗들 소식지와 도서「통일로 가는 길

그리고 차, 사과, 대추와 한과를 정성스레 차려놓고

감사의 절을 올렸다.  

연휴가 끝난 뒤라 사람들이 어제 보다 많다.

관리하시는 분이 다가와서 이것저것 물으신다.

 

"캠페인을 하는 것은 괜찮은데

절을 하는 것은 좀..."

 

"예, 저기서 절을 하는 것은 종교행위가 아니고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고 있어요."

 

"누구한테요?"

 

인왕산을 바라보며

"산신령님께요(웃음)..."

 

그리곤 말을 이었다. 

"북한에서 잘못 했다고만 하면 식량을 줄텐데...

빌지 않으니 저희가 대신 용서를 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으니까요."

 

"그러게요. 빨리 식량난이 해결 되어야 될 텐데...

좋은 일 하십니다."

 

그분 말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

 

"캠페인 덕분에 매일 세종대왕님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예. 여기 기운이 참 좋은 곳입니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합니다.

- 유애경님, 둘째날 소감문 

 

그 누구보다 백성이 굶주리는 것에 가슴 아파하고,

어떤 방법으로도 백성의 기근을 해결해주고 싶어했던 세종대왕께서

굶어죽어가는 북한 사람들을 나몰라라 외면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하실까요?

 

너무나 가슴 아파하지 않으실까요?

북한 사람들도 열손가락 물어 안 아픈

모두 당신의 후손이니까요.

 

"백성을 구제할 방법을 항상 가슴에 생각하라."(세종실록 07/12/10)

 

"나의 정성과 공경이 하늘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할까 염려하여

밤낮으로 두려워한다."(세종실록 08/01/17)

 

"가뭄이 시작되니 매우 염려된다. 하늘의 뜻을 사람이 돌이킬 수는 없으나,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을 다해서 하라" (세종실록 13/05/02)

 

"무슨 일이든 전력을 다해 다스린다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세종실록 12/09/11)

 

 

유애경님이 지금 하고 있는 기도는

단순히 한 불자의 염원이 아니라,

어쩌면 하늘을 감동시키기 위한

한 인간의 작지만 가장 강렬한 몸짓인지 모릅니다.

 

그것은

일찍이 우리 대왕, 세종께서 늘 당신을 하늘에 비추어

염려하고 나아가고자 했던 길이기도 하셨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더 이상 가슴아파하지 않으시도록,

북한 사람들에게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식량이 하루빨리 갈 수 있게

함께 마음을 모아가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같이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