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 북한 이야기

마산 통일 아지매, 광화문에 돌아오다

차라의 숲 2011. 9. 12. 20:53

통일의 꽃...하면 역시 임수경님이시겠지만,

나에게 통일의 꽃은 다른 여자다.   

 

임수경님보다 나이도 많고,

얼굴도 그닥이고, (죄송..ㅡ..ㅡ)

누가 봐도 시골에서 갓 상경한 듯한

마산 아지매...

 

이 분은 북한 아이들이 굶어죽어가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당신 일이라고 말한다.

 

올 겨울, 그 혹한 속에서

이 아지매는

감히 광화문 세종대왕 옆에 터를 잡고,

하루종일 기도를 했다.

 

이 아지매는

무슨 건수만 생기면

우리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굶어죽어가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한다.

 

(* 유애경님의 광화문 기도 이야기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

 

<사진: 마산 통일 아지매, 유애경 님은 1997년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굶어죽는 북한 사람들을 살리자며 거리에 나가 모금운동을 했다. 올 겨울에는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혹한 속에서 하루 10시간씩 기도를 했다.>

 

 

 

3월에는 청와대 근방에서 3일 동안 기도했고,

6월 현충일을 앞두고는

임진각에서 평화통일 염원 기도와 명상을 매일 21일 동안 했고,

8월 15일 광복절에는

역시 임진각에서 전날부터 철야정진을 했다.

평화의 종을 서른 세번 타종해

이 땅의 뭇 생명들에게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도소리를 알렸다.

누가 보면 광신도라 할 법하다.

광신도들과 다른 점이라면,

기복신앙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여자는,

자기와 자기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법을 모른다.

 

그저,

굶어죽어가는 북녘의 아이들이

바로 내 새끼라는 생각으로,

내 새끼 입에 먹을 것을 넣어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기가 가장 잘 할 줄 아는

'기도'를 통일운동의 방법으로 택했을 뿐이다.

 

그것이 통일운동이라고 이름한 것은

주변인의 생각일 뿐,

역시 그녀는 그런 생각조차 없이,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기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이 현실을 개탄하고 외면하면 안되겠기에,

나같은 무지렁이라도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저 자기가 제일 잘 할 줄 아는

'기도'를 하려 할 뿐이다.

 

무슨 건수만 생기면

북한 아이들에게 밥을 주자고 기도하는 그 여자가,

이번에 10월 3일 개천절이라는 건수를 또 잡았다.

 

"오늘 아침 북한 아이들도 밥은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굶어 죽어가는 북한 아이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사진: 돈 아낀다고, 보자기에다 "오늘 아침, 북한 아이들도 밥은 먹었으면 좋겠습니다"를 썼다. 우드락에다 깔끔하게 쓰자고 해도 한사코 이게 좋으시단다. 아지매한테는 보자기가 가장 잘 어울린다나? 사진 찍어놓고, 둘이 한참 배꼽 잡고 웃었다. 세계 최초로, 보자기 캠페인이 탄생하려나보다. ㅋㅋ>

 

 

10월 3일이 될 때까지

내일부터 21일 동안,

매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그녀는 다시 광화문으로 나선다.

 

"백성에게는 밥이 하늘이다"고 하셨던

우리 역사상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께서

지켜보고 계시는 옆에서,

그녀는 세종대왕께서 백성들을 연민하셨던 그 마음으로,

온 마음을 다해

굶주리는 북한 아이들에게

하루 빨리 인도주의 지원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도할 것이다.

 

그녀의 21일 기도 시작에

나 역시 작은 마음을 보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