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님의 주례사'(법륜스님 저)가 인기라네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들었어요.
정작 저는 안 읽었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벌써 몇 권 선물해주었어요.
결혼한 지 1년 갓 지난 부부,
고3 수험생을 둔 부부,
서로 얼굴 마주치는 것조차 싫어할만큼 냉랭한 부부 등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이미 결혼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안겼는데 잘 읽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결혼한 부부들이 너무 힘들게 사는 것 같아서
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선물했는데,
효과가 있을라나요? ^^;;
스님의 주례사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구요,
책 표지를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요.
바로 김점선님이에요.
(표지 그림이 김점선님의 그림이랍니다.)
안타깝게도 작년에 돌아가셨죠.
더 오래오래 활동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일면식도 없는 분이었지만,
그 분의 유고 소식에 괜히 마음이 아리더군요.
제가 그림을 잘 모르지만,
김점선님의 그림은 언제봐도 좋아요.
아주 가끔 인사동에 나갈 때면,
꼭 김점선 그림이 있는 하나아트갤러리에 들러 그림 구경을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오곤 했답니다.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엽서도 꼭꼭 챙겼구요. ^^;;
주로 말, 새, 오리, 꽃 등을 그리셨는데,
보기만 해도 푸근하죠?
자유가 느껴지지 않나요? ^^
오리들이 하늘을 날다니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정말 저렇게 날아다닐 것 같은 거 있죠.
아니, 달려가는 것도 같네요.
발랄하고 유쾌하고 밝은 그림을 그려주셨던
김점선 화가님은
그림에서와 마찬가지로,
당신 삶에 대해서도
따뜻한 통찰의 힘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난소암으로 생이 말라가던 그 순간까지도...
암은 내게 번개처럼 내린 축복
"암은 병균이 감염된 게 아니다.
내 몸 속에서 스스로 돋아난 종유석이다.
그래서 나는 내 암조차도 사랑한다.
내 삶의 궤적인 것이다.
피곤할 때 풀지 않은 피로가 쌓인 석회석이고,
굶고 또 굶으면서 손상된 내 내장 속에
천천히 새겨진 암벽화다.
인생을 되돌아볼 기회도 없는 사람들을 나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암이 발생한 것은 죽기 전에 생각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점선뎐',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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