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음악 외

'두 개의 문', 집단의 기억을 호소하는 영화

차라의 숲 2012. 6. 23. 22:50

영화 '두 개의 문'을 보면서...
집단의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사건은 새로운 이슈에 밀려 잊혀질지 모르나,
누군가 그것을 기억하는 한 기억은 소멸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억해야 한다.

영화로, 웹툰으로, 소설로, 기사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시로, 말로, 만화로, 그림으로, 그 무엇으로든...
열의 아홉이 잊고 살더라도,
단 한 명이라도 기억해내야 한다.
그 한 명이 또 잊어버리더라도,
새로운 또 한 명, 두 명이 기억해내야 한다.
그렇게 한 사람의 기억은 집단의 기억이 되어야 하며,
그것은 역사를 남기는 길이기도 하다.

 

 

 

 

역사로 남는다는 건,
다시는 그 야만의 폭압이 일어나지 않도록
뼈아픈 우리 세대의 성찰을 후손들에게 남기는 일이다.
그것은 몇 번이고 반복해 말하지만,
기억에서 출발한다.
나 한 명의 기억에서...

 

나는 최소한 김석기란 사람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한 이름을 알았다.

아마도 이 사람 이름은 기억하기 힘들지 모르기에

글로, 캡쳐 사진으로 남기려 한다.

나 대신 누군가 기억해주기를 바라면서.

 

"시신 부검에 유족들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영장 받을 겁니다."

"그것은 동의서가 필요없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딱 잘라 말하던 그 분.

 

 

 

정병두란다.

 

사람 이름 외우는 게 잼병이라서 이 사람 이름까진 기억 못할지 모르겠다.

김석기란 이름도 가물가물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명박만큼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세상은 정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힘 있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힘 없는 자들이 똘똘 뭉치고, 행동에 나서면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꿔버릴 거대한 힘이 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집단의 기억이 중요한 이유이다.

 

용산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역사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이명박, 김석기, 정병두를 위시한 폭압의 공권력과 거대 언론사들의 비호, 그들의 결탁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덧붙임 1.

영화가 끝나고, 평소와 달리 사람들은 쉬 일어서 나가지 못했다.

어쩐지 나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만든이들과 만들 수 있도록 해준 800여 명의 이름들이 자막으로 죽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기억하도록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덧붙임 2.

사법개혁, 반드시 필요하다. 법치 운운하는 저들의 횡포, 더 봐주다간 우리가 먼저 다 죽겠다.

 

덧붙임 3.

역시...투표만이 살 길인 가. 제발 찍을 수 있는 사람 좀 나와달라고~

 

덧붙임 4.

서울시장이 오세훈이 아니라 박원순이었다면...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10가지 실천운동의 맨 마지막 10번,

"나라의 주인이 되어 꼭 투표하겠습니다"

역시 결론은 투표!!!